“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과 죄책감, 내면의 어둠을 딛고 일어서는 사극 심리 호러”
DIRECTOR'S NOTE
“역사는 기록으로 후세에 남지만, 사람은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사랑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Q. 〈묵영(墨影)〉을 기획하고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을 보낸 수원화성과 행궁동을 다시 찾았을 때, ‘정조는 왜 궁궐이 아닌 행궁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동갑이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회갑도 함께 기리고자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업적의 군주 이전에, 어린 시절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어야 했던 한 아들로서 정조가 지녔을 죄책감, 애도,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사극 심리 호러라는 장르적 문법으로 풀어내고자 기획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이 있고,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삶에서 마주하는 가장 높은 벽은 결국 내 마음 안에 있는 벽일지도 모르며, 그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해 줄 수 있는 힘은 결국 '사랑받았던 기억'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Q. 한국적 정서와 심리 호러의 조화를 위해 연출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은 정조가 촛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옥새를 찍는 순간입니다. 단순한 공포 극복을 넘어, 내면의 고통과 상처를 온전히 수용하고 결단하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또한 피 대신 검은색 먹물과 그림자, 한지, 촛불 같은 한국적인 오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면의 트라우마가 형상화된 심리적 공포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Q. 역사적 고증과 AI 제작 파이프라인 과정에서 겪은 도전과 성과는 무엇이었나요?
사극인 만큼 조선 시대 복식, 옥새 형태, 공간 소품의 역사 고증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콘티 기반의 샷 이미지를 설계한 뒤 Higgsfield를 통해 영상을 생성했고, ElevenLabs와 SUNO로 음향 효과 및 국악 배경음악을 구축했습니다.
사도세자의 얼굴 위로 뒤주의 형상이 겹쳐지거나, 살아 움직이는 먹물 액체와 그림자가 섞여 사람 형체의 '묵영'으로 변하는 등 현실 촬영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초현실적 융합 연출을 AI를 통해 생생하게 시각화할 수 있었습니다.
Q. 김유나 감독에게 ‘AI 영상 제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AI 영상 제작은 ‘머릿속 상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카메라’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설화, 문학을 현대적 장르와 결합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싶으며, 생성형 AI와 실사 촬영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영화 제작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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