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K-드라마 전성시대, 웹드라마가 마주한 현실
9. 웹드라마의 미래 시나리오
웹드라마는 지금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다. OTT 플랫폼의 경쟁 심화, AI 기술의 확산, 팬덤 경제의 부상, 지역 기반 스토리텔링의 가능성까지 앞선 회차에서 다뤘던 요소들이 모두 얽히며 새로운 생태계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웹드라마는 어떤 길을 걸을까?
AI와 인간 협업은 이제 실험이 아니라 필수다.
예를 들어, 한 제작사가 로맨스 웹드라마를 기획한다고 하자.
AI는 시청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기 있는 설정(연상연하, 직장 로맨스, 캠퍼스물)을 제안하고, 작가는 그 안에서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낸다. 촬영 현장에서는 AI가 날씨나 조명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효율적인 로케이션 선택을 돕는다.
이런 방식이라면 3개월 걸리던 제작 기간을 6주로 단축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는 OTT 편성 여부가 유일한 열쇠가 아니다. 크라우드펀딩, 팬덤 직접 구매, 멤버십 모델이 유통 구조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의미 있는 선례가 있다.
웹드라마 역시 비슷한 모델을 도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팬들이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으고, 그 대가로 에피소드 사전 공개권, OST 음원, 굿즈, 팬미팅 초청권 등을 제공받는 것이다. 이 방식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팬이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공동 창작 경험을 만들어낸다.
5회(지역 기반 스토리텔링의 부상)과 8회(폐허에서 피어나는 이야기)에서 강조했던 지역성은 글로벌 무대에서 강력한 차별화 무기다.
예를 들어, 전남의 작은 포구를 배경으로 한 성장 드라마가 해외 플랫폼에 공개되었다고 하자. 외국인 시청자는 낯선 풍경과 문화에 매료되고, 한국 시청자는 익숙한 정서를 다시 발견한다. 이후 그 마을은 촬영지 투어 코스로 자리 잡고, 주민들이 드라마 관련 축제를 개최하며 지역 고유의 IP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런 미래가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웹드라마는 여전히 ‘저예산 소비형 콘텐츠’로만 소비되며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이 크다.
웹드라마는 지금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앞으로 5년은 웹드라마 산업이 사라질지, 재도약할지를 가르는 시간이 될 것이다.
AI, 팬덤, 로컬 IP라는 도구는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떤 태도로 활용하느냐이다.
기술에만 기대는 순간, 웹드라마는 감정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기술을 활용한다면, 웹드라마는 AI 시대 K-콘텐츠의 최전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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