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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OTT 정책과 웹드라마 지원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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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DA 2025. 9. 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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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문제 제기

OTT 플랫폼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웹드라마는 짧은 러닝타임과 모바일 친화적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대형 드라마와 K-콘텐츠 수출 성과에 집중된 정책 기조 탓에, 웹드라마 산업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소 제작사들은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불안정한 수익 구조 속에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한국형 OTT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국 웹드라마를 제도적 지원의 범위 안으로 포함시키고, 산업적 성장 전략 속에 편입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Ⅱ. 해외 사례: 중국의 산업 정책과 재정 지원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웹드라마와 미니드라마를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핵심 분야로 규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안(西安), 상하이, 복건성과 같은 주요 지역에서는 웹드라마 제작사를 유치하고 촬영장과 편집 시설을 직접 건설하면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영상 제작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와 관광 자원까지 연계하는 포괄적 전략으로, 콘텐츠 산업을 지역 발전의 엔진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재정적 지원 역시 매우 구체적이다.

서안시는 중앙방송 편성작에 대해 작품당 약 9억 7천만 원 규모의 보조금을, 국가광전총국이 선정하는 우수작에는 약 3억 9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실제 투자액의 30%, 최대 약 19억 5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작품의 플랫폼 수익 규모에 따라 최대 2억 9천만 원까지 차등 보조를 제공한다.

상하이는 단편 콘텐츠 제작 기업에 최대 97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하고, 복건성은 성·시·현 단계의 다층적 지원 체계를 운영하면서 지역별 제작 환경을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Ⅲ. 한국의 현황과 한계

한국은 K-드라마를 중심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웹드라마 분야는 여전히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의 관심과 재정 지원은 대부분 대형 OTT와 장편 드라마에 집중되어 있으며, 중소 제작사들은 안정적인 창작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

 

웹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유튜브, 네이버TV, 페이스북 등 오픈된 웹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스낵 컬쳐’ 형식의 드라마를 의미한다. 짧은 길이와 모바일 최적화된 포맷 덕분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이로 인해 제작사와 창작자가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리 잡아왔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 규모를 보면, 영화는 약 2조 3천억 원, 드라마는 약 4조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웹드라마 전체 시장은 약 8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그중에서도 숏폼 드라마 시장만 따로 보아도 글로벌 약 13조 원, 한국 약 6,5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웹드라마가 단순히 실험적 장르가 아니라, 이미 주요 산업군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유료 플랫폼으로 서비스되는 숏폼 드라마 이외에는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지만, 웹드라마는 숏폼에 국한되지 않고 중편·장편·시즌제·OTT 오리지널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며 다양한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웹드라마 전체 시장 규모는 현재 추산치보다 훨씬 더 클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OTT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영화와 대형 드라마 중심에 치중되어 있어, 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대로라면 한국형 OTT는 글로벌 기업의 외주 제작 의존도가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중소 제작사와 청년 창작자들이 자생력을 잃을 우려가 크다.

 

Ⅳ. 정책 제언

한국이 웹드라마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인프라 확충과 중앙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결합된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 단위에서 웹드라마 클러스터를 지정하고, 유휴 공간이나 폐산업시설을 활용한 촬영장과 편집센터, 공유 스튜디오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창작자와 제작사들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지역 특화 산업 및 관광과 연계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사례처럼,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웹드라마 전용 스튜디오와 오픈세트, 후반작업 시설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모델을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 다만 재원 조달은 지방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지역 디지털콘텐츠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국비 보조금 및 특별교부세를 통해 지방정부의 투자와 매칭하는 방식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재정적 지원 체계 또한 다층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방송 편성이나 해외 수출, 플랫폼 흥행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을 제공하는 성과 연계형 보조금, 장비와 기술 투자에 대한 일정 비율 보조, 제작비 세액 공제와 중소 제작사 법인세 감면과 같은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 더불어 국가 차원의 OTT 발전 기금을 마련하고, 지방정부 단위의 펀드 운영을 병행하여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중앙-지방 협력 구조는 단순히 제작 인프라 확충에 그치지 않고,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관광 산업 활성화·문화도시 브랜드 강화로 이어지는 다차원적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Ⅴ. 결론

한국형 OTT 정책은 이제 대형 드라마 중심의 수출 성과를 넘어, 중소 제작사와 웹드라마 생태계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중국의 사례는 지역별 전략 산업 지정과 실질적인 재정 지원이 결합될 때, 웹드라마가 국가 콘텐츠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뿐만 아니라, 업계가 주도하는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 K-웹드라마협회와 같은 전담 조직은 제작사·플랫폼·지자체·정부를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으며, 정책 제안, 제작 지원, 국제 교류, 저작권 보호, 산업 표준화 등 다층적 과제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웹드라마를 새로운 정책적 돌파구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 협회 차원의 거버넌스를 강화해 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실질적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OTT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 청년 창작자 육성까지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웹드라마 지원을 본격적으로 제도화하고, K-웹드라마협회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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