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드라마는 K-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웹드라마는 제작비가 1,000~3,000만 원 수준으로, 촬영 기간은 3~5일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품의 길이가 짧은 이유는 단순히 콘텐츠 포맷 때문이 아니라, 제작사들이 자본과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트장, 조명·음향장비, 후반작업 시스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창작자들은 제한된 자원 안에서 짧은 이야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국내 OTT 플랫폼은 웹드라마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투자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 – 웹드라마는 무료 시청 중심이라 유료 전환율이 낮음.
2. 검증된 IP와 유명 인력 부족 – 신인 제작사와 신인 배우 중심이라 흥행 예측이 어려움.
3. 단편성과 실험성 – OTT의 시즌제·지속 시청 전략과 맞지 않음.
4. 마케팅 비용 대비 효율 저조 – 작품 단가는 낮지만 홍보비는 동일하게 발생.
5. 정책적 사각지대 – 영화·방송은 지원 제도가 있으나, 웹드라마는 지원 근거가 불명확.
결국 OTT는 웹드라마를 “투자 대상”이 아니라 “시장 반응 테스트용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창작자들은 안정적인 제작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웹드라마는 짧지만 메시지가 명확하고,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MZ세대에게 빠르게 확산된다.
실제 사례로,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인 〈연애플레이리스트〉와 〈에이틴〉은 유튜브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인서울〉은 네이버와 방송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등 플랫폼 확장을 이루며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웹드라마는 ‘한 번의 성공이 다수의 파생사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닌다.
“99편이 실패해도, 1편이 터지면 산업이 성장한다.”
이 말은 콘텐츠 산업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한다.
넷플릭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중저예산(30~50억 원 수준)의 로맨틱 영화를 다수 제작한다.
대부분 짧고 가벼운 이야기지만,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점이 이용자 유지의 핵심이다.
즉, 넷플릭스는 한 편의 완성도보다 ‘많은 이야기의 존재 자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OTT도 동일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작 중심의 편향된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웹드라마 포맷을 통해 이용자 층을 넓히고 IP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협회형 웹드라마 제작 생태계 모델’이다.
“협회는 투자자에게는 펀드이고, 제작자에게는 MCN이며, 지역에는 창작 인프라 허브가 된다.”
이 구호는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웹드라마 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구조적 해법을 담고 있다.
(1) 투자자에게는 ‘펀드’ – 협회 단위의 펀드형 분산 투자로 리스크 완화.
(2) 제작자에게는 ‘MCN’ – 공동 세트장·장비·후반작업 인프라 제공으로 비용 절감.
(3) 지역에는 ‘창작 인프라 허브’ – 청년 창작자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 콘텐츠 관광 연계.
투자 구조: 단일 프로젝트 → 포트폴리오형 펀드 (리스크 완화, 안정적 수익 확보)
제작 구조: 개별 조달 → 공동 인프라 활용 (제작비 절감, 효율적 운영)
유통 구조: 불안정한 배급 → 협회 중심 MCN 네트워크 (지속 가능한 노출 및 홍보)
지역 경제: 수도권 집중 → 지역 창작 허브 구축 (균형 발전 및 창작자 육성)
결국, 웹드라마 산업은 단일 기업의 성패가 아니라 협력 생태계의 총량으로 성장한다.
“99편이 실패해도, 1편이 터지면 산업이 성장한다.”
“협회는 투자자에게는 펀드이고, 제작자에게는 MCN이며, 지역에는 창작 인프라 허브가 된다.”
이 두 문장은 K-웹드라마 산업화 전략의 핵심 철학이다.
국내 OTT의 한계를 보완하고, 소규모 제작사의 창작 의지를 지속시키며, 지역 창작 생태계를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협회 중심의 펀드형·공유형 제작 구조가 필요하다.
"웹드라마는 짧지만, 산업은 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그 양을 떠받칠 지속 가능한 생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