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K-드라마 전성시대, 웹드라마가 마주한 현실
3. AI, 친구인가? 적인가?
― 제작비 절감의 희망, 그리고 창작 생태계 붕괴의 그림자 ―
2화에서 살펴본 것처럼 웹드라마는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이 공백을 메울 새로운 변수로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것이 AI 생성형 영상 기술이다.
AI는 과연 웹드라마의 친구일까, 아니면 적일까.
AI는 시나리오 작성, 콘티 구성, 세트 디자인, 후반 편집 등 제작 전 과정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배우 캐스팅 비용 없이 가상 인물을 만들어 촬영할 수 있고, 실제 촬영 없이 배경과 소품을 AI로 합성해 제작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저예산 제작사 입장에서는 'AI 덕분에 제작비 절반 이하로 완성 가능'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높은 리스크 대비 낮은 수익’이었다면, AI는 제작 리스크를 낮추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AI가 대본을 쓰고, 가상 배우가 연기하며, 심지어 연출까지 보조하는 시대가 오면 기존 창작자들의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든다.
특히 신인 배우, 신인 작가, 독립 감독처럼 웹드라마가 그동안 길러온 인재 풀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감소 문제가 아니라, 창작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AI가 만들어낸 영상은 정교하지만, 아직 ‘살아 있는 감정’과 ‘맥락 있는 이야기’에는 약하다.
관계의 미묘한 변화, 사회적 맥락, 로컬 문화의 디테일 등은 여전히 인간의 해석과 경험이 필요하다.
AI는 흥행 공식은 학습할 수 있어도, **“왜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는가”**라는 감정의 이유까지는 재현하기 어렵다.
결국 웹드라마가 AI 시대를 맞아 취해야 할 전략은 '배척이 아니라 ‘선택적 활용’이다.
AI로 예산과 제작 기간을 줄이되, 서사와 감정, 연기는 인간 창작자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배경·소품·CG 작업은 AI로 처리하고,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장면 해석은 사람이 맡는 하이브리드 제작이 가능하다.
AI는 분명 기회이자 위협이다.
투자자들이 외면한 저예산 웹드라마 시장에 AI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동시에 무분별한 의존은 ‘사람의 이야기’를 잃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건 기술의 속도를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가치를 중심에 둔 AI 활용 전략이다.
다음 화에서는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진정성’의 힘에 대해 살펴본다.
〈4화: AI가 못하는 것 – 진정성의 힘〉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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